2025년 2~5월 
잊혀졌던 시간공간에 대한 소설들
무료 독서 모임
4월 25일 금요일
< 출판사 책소개 >

불과 모래의 재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가 온다.
 
‘미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새로움’4년 만에 발표되는 조하형의 두번째 메타-재난-시뮬레이션 『조립식 보리수나무』는 근래 젊은 작가들의 소설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는 ‘새롭기 위한 새로움’이나 ‘일회성 이벤트 식의 새로움’과는 거리가 먼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글쓰기에서 기인한다. 기괴하고 비틀린 ‘미래의 재난’ 풀어놓는 ‘문장의 힘’과 ‘수사의 풍부함’은 장르를 넘나드는 독서와 상상의 힘으로부터 기인한다. 

게다가 그의 상상은 소재주의에 머물지 않고 구조로까지 확장된다. 1장 짝수 장, 1장 홀수 장이라는 독특한 구성 속에서 시간은 교묘하게 갈라지고 반복되며, 왜곡된다. 이 시간의 ‘링반데룽’(등산 용어로 곧바로 오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을 그리며 같은 곳을 돌고 있는 현상을 뜻하는 독일어)은 이 소설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상상력이 “역사를 구성한다는 것은[……]다른 차원의 비판적 성찰적 시선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현재를 변형함으로써 “현재-현실를 문제화”하고 어떤 미래를 전망하는가 또는 어떤 미래를 통해 현재를 되비추는가"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미래의 시간 그리고 불과 모래의 재난이 온다!짝수 장, 홀수 장이라는 다소 모호한 장 구분으로 시작되는 『조립식 보리수나무』는 재난의 발생으로부터 시작한다. 불의 재난으로 시작되는 ‘짝수 장’과 모래의 재난으로 시작되는 ‘홀수 장’의 시작은 파국적 결말의 예감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재난은 몽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이 아니다. ‘강릉’ ‘부산’ ‘남대천’ 등의 새로 구획된 신도시에 불과 모래가 온다. 이 신도시의 재난은 미래적이면서 현실적이다.


3월 21일 금요일
< 출판사 서평 >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연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이 6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이 책은 물질, 신화, 문학, 기억, 그리고 대지에 존재하는 지구의 방대한 지하 세계를 탐험하면서 각각의 주제에 따라 지면 아래에서 형성된 울림, 패턴, 연결의 네트워크로 확장해나간다. 그것은 곧 현재로부터 멀리 뻗어 있는 아득한 지질학적 시간, 즉 심원의 시간 여행이다.
인간과 언더랜드의 복잡하고도 중요한 관계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선사시대의 동굴 예술과 매장지, 지하 도시, 핵폐기물 처리시설 등과 같은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부터 만년설의 깊고 푸른 심연,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곰팡이 네트워크 등과 같은 미지의 세계까지. 이 모든 언더랜드는 인간에게 어떤 공간으로 읽히고, 끝없는 어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출판사)


2월 21일 금요일 
< 출판사 서평 >
2018년 『미미한 천사들』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프랑스 작가 앙투안 볼로딘의 장편소설. 볼로딘이 평생 다룬 주제가 압축된 책이었던 『미미한 천사들』과 같은 시기에 쓰이기 시작한 『메블리도의 꿈』은 인류 종말의 어느 시점, 죽음 이전과 이후에 걸친 주인공 메블리도의 끝나지 않는 여행 이야기이자 오래전 사별한, 어쩌면 꿈에서만 알았던 배우자와 재회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악몽이 뒤섞인 사랑 이야기이다.

폐허, 빈곤, 광기 등으로 이루어진 종말, 세계혁명 이후 시공간이 뒤흔들리는 세계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몇 안 남은 게토를 방황하는 메블리도. 전쟁 동안 사랑하는 여인 베레나 베커는 소년병들에게 살해당했고, 전쟁 이후 메블리도는 볼셰비키 거지 노파들, 난민들, 마약중독자들, 괴물 새들, 무당들이 공존하는 패배자들의 거대한 게토 '제4닭장'에서 볼셰비키 무리에 잠입한 경찰인 동시에 경찰 내부의 제4닭장 스파이인 이중 첩자로서 살고 있다.

역시 전쟁 중 테러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말리야 바야를락과 함께 시간을 버티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야만하고 우매하고 혐오스러운, 설명이 불가능한 종(種)이 되어 버린 사람과(科)의 최후를 관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구에 파견되어 다시 태어났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죽은 아내의 기억에 시달리면서, 그녀를 꿈에서 재회하면서 메블리도는 현실과 꿈을, 삶과 죽음을 분간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인생을 통과해 간다.

08
"거의 밤, 수없이 되풀이되는 여름, 
무더워 숨 막히고 끈적끈적한. 달, 비, 때로 폭우. 
​열등인간들이 숨어 있는 무법천지의 평행 세계에는 
난투극의 메아리, 한국인 무당의 제례 음악 소리, 
정신병자들의 고함 소리, 미친 노파들이 외치는 슬로건, 
​새들의 울음소리와 키득거리는 소리… 가 가득하다. 
메블리도는 소리에 휩싸여 이 세상과 저세상을, 그 사이를 오간다. 
​매우 먼 동시에 매우 가까운 모습의 종말 속에서 
이 책은 메블리도의 끝나지 않는 꿈을, 여행을 따라간다."